- 지난해 10.5억달러에 덴마크 아센디스 인수하며 후보물질 확보…승인 절차 진행 계획
- 아센디스의 ‘요비패스’ 출시 후 첫 경쟁자 등장…부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제 시장 진입 속도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는 17일(현지시간) 부갑상선기능저하증(HypoPT) 신약 후보물질인 ‘에네보파라타이드(eneboparatide, 개발코드명 AZP-3601)’가 임상3상(CALYPSO)에서 1차 평가변수(primary endpoint)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에서 에네보파라타이드는 24주 시점에서 혈중 칼슘 수치를 정상 범위로 조절하는데 있어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또 환자들이 활성 비타민 D와 경구 칼슘 보충제 없이도 정상적인 칼슘 수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
HypoPT는 ‘부갑상선 호르몬(PTH)’ 부족으로 인해 체내 칼슘과 인의 균형이 무너지는 희귀 내분비질환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칼슘 대사 장애는 신장과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해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크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만 20만명이 넘는 환자가 있다. 이들 중 약 80%가 여성으로 알려졌다.
CALYPSO 연구는 스피드 바카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다국적,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 위약 대조 연구다. 총 202명의 만성 HypoPT 환자가 참여했으며, 표준 치료법인 활성 비타민 D 및 경구 칼슘 보충제를 받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피드 바카라 또는 위약을 투여했다.
임상의 1차 평가변수는 24주간 치료 후 혈중 알부민 보정 칼슘(albumin-adjusted serum calcium) 수치를 정상 범위로 유지하면서 활성 비타민 D 및 경구 칼슘 보충제 없이 독립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이다.
주요 2차 평가 지표(secondary endpoint)로는 기존에 소변 내 칼슘 배출량(24시간 요중 칼슘)이 높은 환자에서의 정상화 여부 그리고 환자가 보고하는 신체 증상 및 삶의 질 개선 여부가 포함됐다.
AZ는 이번 연구에서 스피드 바카라가 신장 기능과 뼈 건강을 유지하면서도 PTH 기능을 회복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또 24주간의 무작위 치료 기간이 끝난 후, 모든 환자에 52주까지 진행 중인 장기 연장 연구 동안 스피드 바카라를 투여할 예정이다. AZ는 이번 연구 결과를 향후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논문을 통해 상세한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스피드 바카라는 부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PTH 수용체 1 작용제’로, 부갑상선호르몬 수용체에 강한 친화력을 가지고 결합해 체내 PTH 기능을 회복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신장 기능을 보호하면서 칼슘 조절 기능을 정상화하고, 뼈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지난해 3월 AZ가 10억5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 프랑스 아몰리트파마(Amolyt Pharma, 이하 아몰리트)를 인수하기로 발표하면서 해당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당시 AZ는 아몰리트에 8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업프론트(선급금)으로 지급했다.
이 후보물질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Fast Track)’ 및 ‘희귀의약품(Orphan Drug)’ 지정을 받았으며,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AZ는 이번 임상 결과를 토대로 주요 보건당국과 협의해 신약 승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AZ의 희귀질환 부문인 알렉시온의 마크 듀노이어(Marc Dunoyer) 최고경영자(CEO)는 “HypoPT 환자들은 신장 결석(고칼슘뇨증), 골감소증, 골다공증과 같은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데,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네보파라타이드가 또 다른 치료옵션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52주 시점의 추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약의 위험-효익(risk-benefit) 프로파일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HypoPT 치료제로는 지난해 8월 FDA에서 최초로 승인한 덴마크 제약사 아센디스파마(Ascendis Pharma, 이하 아센디스)의 1일 1회 투여제인 ‘요비패스(Yorvipath, 성분 팔로페그테리파라타이드)’가 있다. 요비패스는 같은해 12월 19일 미국에서 출시됐다.
지난 1월 얀 미켈센(Jan Mikkelsen) 아센디스 대표는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에서 “스피드 바카라가 요비패스보다 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요비패스의 경쟁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